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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를 다르게 세는 나라들

지금이 몇 년이냐고 물으면 거의 어디서나 같은 답이 돌아옵니다. 그러나 몇몇 나라에서는 "어느 달력으로요?"라고 되묻는 것이 정직한 대답입니다.

방콕 — 태국은 불기(佛紀)를 공식 달력으로 쓰는 세계 유일의 나라입니다. 기준점은 부처의 반열반(parinibbāna)으로, 전통적으로 기원전 543년으로 봅니다. 그래서 태국의 연도는 서기보다 543년 앞섭니다. 그레고리력 2026년은 불기 2569년입니다. 그 밖의 모든 것은 그레고리력과 같아서 달도 같고 윤년도 같으며, 연도의 숫자만 다릅니다. 그리고 1941년까지 태국의 새해는 4월 1일에 시작했습니다.

타이베이 — 대만은 중화민국이 세워진 1912년부터 해를 세므로 2026년은 민국 115년입니다. 그레고리력 연도에서 1911을 빼면 됩니다. 이는 재위 중인 황제의 연호로 해를 세던 옛 중국 황실의 관습을 따른 것입니다. 황제가 없어지자 공화국의 건국이 연호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도쿄 — 일본도 같은 황실식 논리를 따르지만 연호를 계속 바꿉니다. 새 천황이 즉위할 때마다 새 연호가 시작되고 숫자는 1로 돌아갑니다. 현재 연호인 레이와는 가장 넓게 세면 248번째, 북조의 연호를 빼면 232번째이며, 2019년 5월 1일에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2026년은 레이와 8년입니다. 연호는 재위가 끝날 때 끝나고, 재위는 1월을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에 서기 2019년은 일본에서 두 해였습니다. 4월 30일까지는 헤이세이 31년, 5월 1일부터는 레이와 원년입니다.

테헤란 — 이란은 태양력 히즈리 달력을 씁니다. 현재 쓰이는 민간 달력 가운데 가장 정확하다고 할 만합니다. 이 달력에는 윤년 공식이 아예 없습니다. 해마다 새해 첫날은 동경 52.5° 자오선을 기준으로 천문학적으로 정한 춘분의 정확한 순간에 따라 정해집니다. 마지막 달이 29일이 될지 30일이 될지는 한 춘분에서 다음 춘분까지 실제로 며칠이 지났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 달력을 가장 잘 근사한 수학 공식도 약 11만 년에 하루밖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그레고리력은 약 3,236년에 하루씩 어긋납니다.

리야드 — 사우디아라비아는 태음력인 히즈리 달력을 씁니다. 천문 계산에 따른 움알쿠라 달력이 정하는 29일 또는 30일짜리 열두 달로 이루어지며(종교적으로 중요한 달은 지금도 초승달 관측으로 정합니다), 1년은 약 354일입니다. 태양년보다 11일 짧기 때문에 이슬람력의 날짜는 계절을 거슬러 꾸준히 뒤로 밀려나고, 약 33년 뒤에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평생 금식을 지키는 사람은 모든 계절의 라마단을 겪게 되고, 이 주기가 한 바퀴 도는 것을 적어도 한 번, 흔히는 거의 두 번 보게 됩니다.

이 모음에는 교훈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다섯 나라 가운데 태국, 대만, 일본 세 나라는 그레고리력의 구조를 유지한 채 숫자만 바꿉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두 나라는 구조 자체를 바꿉니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에 달력 하나가 얼마만 한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 똑똑히 보여 주었습니다. 공공 부문의 급여 기준을 히즈리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옮기면서, 정부는 급여 명세서의 숫자를 하나도 고치지 않고 모든 공무원의 급여를 11일치 깎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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