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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선들은 모두 엉뚱한 곳에 있다

인류는 지구 위에 몇 개의 선을 긋고 이를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합의했습니다. 경도 0도. 위도 0도. 해발 1마일.

이 선들은 모두 당시 가장 좋은 장비로 사람이 직접 측량했습니다. 모두 거의 정확했습니다. 그리고 100년 이상 지나 위성으로 확인해 보니, 모두 조금씩 어긋나 있었습니다.

기념물을 옮기기보다 선을 옮기는 편이 쉽기 때문에 기념물은 대부분 지금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런던 — 경도 0°, 약 102미터 어긋남.

1884년 25개국 대표들은 경도 0도선이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의 에어리 자오환을 지나도록 하자고 투표로 정했습니다. 안뜰의 황동 띠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사진에 찍히는 물건 가운데 하나입니다.

위성이 쓰는 현대의 기준 자오선은 그 선에서 동쪽으로 약 102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측량이 엉성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리니치의 선은 그 지점의 연직선을 이용해 천문학적으로 정의되었는데, 런던의 그 일대에서는 중력이 아주 조금 비스듬히 작용합니다. 기준이 별에서 위성으로 바뀌자 선은 움직였고 황동 띠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 런던

키토 — 위도 0°, 약 240미터 어긋남.

키토 북쪽의 미타드 델 문도는 샤를마리 드 라콩다민이 이끈 1736년 프랑스 측지 원정대가 정한 적도를 표시합니다. 그들은 지구가 적도에서 불룩하다는 것을 증명하러 남아메리카에 왔고, 실제로 증명했습니다.

GPS로 재면 실제 적도는 그들의 표지에서 북쪽으로 약 24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둘레가 4천만 미터인 행성에서 이는 약 0.0006%의 오차입니다.

그 뒤 "진짜" 적도를 표시하겠다며 인근에 세워진 인티냔 박물관도 약 50미터 어긋나 있을 수 있습니다.

→ 키토

덴버 — 해발 1마일, 그리고 두 번 옮겨진 표지.

콜로라도 주 의사당 계단에 그 표지가 있습니다. 1909년에는 15번째 계단에 해발 1마일(One Mile Above Sea Level)이라고 새겨졌습니다. 1969년에는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학생들이 다시 측량한 뒤 18번째 계단으로 옮겨졌습니다. 2003년에 다시 13번째 계단으로 옮겨져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NOAA의 갱신된 전국 고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새 측량이 1마일 지점을 현재 표시보다 네 계단 위인 17번째 계단으로 정했고, 새 공식 표시는 2027년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결국 세 위치 중 어느 것도 딱 맞지는 않았던 셈입니다.

→ 덴버

아크라 — 자오선 바로 위, 그리고 사라진 기념물.

본초 자오선은 아크라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진 테마의 북위 05°40′, 경도 00°00′ 지점을 곧바로 지납니다. 가나는 자오선과 적도가 만나는 0°, 0° 지점에 지구상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이며, 이 지점은 가나 해안에서 약 600km 떨어진 기니만에 있습니다.

그 지점 북쪽에서 자오선이 도달하는 첫 번째 땅은 테마의 컨테이너 터미널 내부에 있으며, 이를 표시하기 위해 그곳에 자오선 바위라는 기념비가 세워졌습니다.

그 기념비는 그 뒤 사라졌습니다.

→ 아크라

그리고 정확한 곳 하나.

세인트존스는 서경 52°42′에 있습니다. 뉴펀들랜드의 시간대인 UTC−3:30은 서경 52°30′을 중심으로 합니다. 이곳을 위해 기념물을 세운 사람도, 다시 측량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 도시의 시계는 태양 정오와 약 1분 이내로 맞아, 이 사이트에서 시간이 가장 정확한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무도 표시하지 않은 선이 결국 정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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